‘뉴트로’로 정의할 수 있었던 2019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올해는 복고풍의 실현을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이용한 상업 마케팅도 눈에 띄었는데요. 그렇다면 2020년에는 어떤 변화들이 있을까요. 10대 소비 트렌드를 통해 다가올 2020년을 읽어봅니다.

‘뉴트로’로 정의할 수 있었던 2019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올해는 복고풍의 실현을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이용한 상업 마케팅도 눈에 띄었는데요. 그렇다면 2020년에는 어떤 변화들이 있을까요. 10대 소비 트렌드를 통해 다가올 2020년을 읽어봅니다.

멀티 페르소나는 ‘복수의 가면’, 또는 ‘다중적 자아’를 의미합니다. 소비에 있어서 양면적인 행태를 취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예를 들어 일상생활에서는 검소하지만, 온라인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 구입에 있어서는 거금을 아끼지 않는 경우들이 그렇습니다. 그야말로 일정한 패턴이 읽히지 않는, 여러 가면을 쓴 소비 패턴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와중에도 눈여겨봐야 할 점은 있습니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소비는 고민하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최근 ‘덕질’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멀티 페르소나의 시대, 기업들은 고객의 다원화된 정체성을 기억하고 유연한 커뮤니케이션에 힘써야 할 때입니다.

예전에는 소고기 한 근을 살 때 육질, 신선도, 가격 등을 우선 고려했다면 이제는 ‘언제 배송 되는가’하는 문제가 선두에 섭니다. 온라인 모바일 비즈니스가 커지면서 새로운 기준이 생긴 것인데요. 마지막 순간의 만족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것을 ‘라스트핏 이코노미’라고 합니다. 라스트핏은 배송 뿐 아니라 이동 수단에 있어서도 중요해졌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내린 후 걸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이제는 전동 킥보드나 공유 자전거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으니 말입니다. 구매 여정에도 ‘라스트 핏’은 작용합니다. 이제는 상품을 SNS에서 발견하고 포털에서 검색한 뒤, 오프라인 매장에서 만져본 후, 어디가 제일 싼지 다시 재검색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데요. 결국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선 구매욕구가 생기는 처음 시점부터 AS를 받기까지의 모든 여정을 다 이해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다 된 성과를 상사가 가로채가는 불편한 상황에 참지 않는 요즘 세대는 ‘나이와 경력에 의한 권력구조’에 길들여지지 않습니다. ‘공정하고 현명한’ 페어플레이에 ‘지연이나 학연’ 따위를 끼워줄 여지도 없습니다. 수평적 관계에 익숙해진 요즘 세대들은 상품을 구매할 때에도 ‘선한 영향력’을 중시합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누가’ 만들었는지, 재료는 ‘무엇인지’, 수익금은 ‘어디에’ 쓰이는지를 꼼꼼히 따집니다. 결국 기업이 집중해야 할 일은 조직 관리와 CSR 활동에 있습니다. 기업이 조직을 어떻게 운영하고, 어떤 사회적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은 달라질 테니 말입니다.

예전에는 집을 ‘사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공유 주택과 임대 주택이 훨씬 더 인기가 높습니다. 이러한 추세와 맞물려 렌탈산업의 영역도 점점 확장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나누거나 빌려 쓰는’ 형태의 소비 패러다임을 ‘스트리밍’이라고 합니다. 스트리밍 라이프를 즐기는 현대인들은 마치 유목민처럼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경험‧공간‧상품 등을 초단기로 이용하는데요.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려면 더 많은 고객이 아니라 ‘더 세분화된 고객에게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존은 0.1명 규모로 세그먼트를 한다”는 말처럼 기업은 고객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알아내기 위해 고객 접점에서 분석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AI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합니다. 이렇게 고객의 니즈를 예측해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기술을 ‘초개인화 기술’이라고 하는데요. 초개인화 기술은 궁극적으로는 고객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에 있지만, 동시에 개인정보노출 등의 사회적 이슈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려다가 오히려 역효과를 보지 않으려면, 소비자의 편의와 개인정보 보호의 균형을 맞추는 혜안이 필요하겠죠?

“내가 키운 스타야”라는 말이 이상하지 않으리만큼 요즘 연예인의 생명은 팬에 의해 결정됩니다. 데뷔는 물론이고 이미지 콘셉트나 홍보 방식 결정에도 팬들의 의견이 굉장한 영향력을 끼치는데요. 이렇게 모든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소비자를 팬슈머라고 합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동시에 간섭과 견제, 비판도 서슴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것은 비단 연예계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케팅부터 정치, 비즈니스 전반에 이르기까지 팬슈머 없이는 성장이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까요. 소비자의 열정적인 지지와 참여가 자칫 골치 아프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이만한 열정 넘치는 동업자도 없지 않을까요. 팬슈머를 이용한 비즈니스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 단일메뉴로 승부를 보게 되는 식당들이 나옵니다. 한 가지 메뉴에만 집중시켜서 특화된 식당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인데요. 최근에는 정릉 아리랑 시장에 위치한 백반집이 ‘청국장’ 하나로만 영업을 시작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습니다. 호불호가 심한 청국장 하나로 과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걱정과 달리 가게 앞은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청국장을 좋아하는, 그야말로 ‘소수’만을 위한 확실한 만족을 채운 특화생존 전략입니다. 소비자가 극도로 개인적인 성향을 띄면서 이제는 ‘적자생존’만으로는 기업이 생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괜찮은 상품보다는 ‘어떤 특정한 집단’에게 최상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오팔세대는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이자, 베이비붐 세대를 대표하는 ‘58년생 개띠’를 의미합니다. 이들은 은퇴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여전히 사회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때문에 여가 활동을 즐길 만한 충분한 재력을 갖추는 등 젊은 세대 못지않은 소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에 비해 오히려 자산 규모가 커서 소비 측면에서도 업계 판도를 충분히 뒤흔들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는데요. 오팔세대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서비스 전략을 세우는 것! 2020년에는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죠?

‘시간이 돈이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시대입니다. 현대인들은 비싸더라도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다면 기꺼이 지불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필요한 용품을 대신 구입해주는 ‘심부름 배달서비스’나 집안 청소를 대신해주는 ‘가사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려견의 산책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도 여기에 속하죠. 2020년 역시 ‘대리출석’같은 서비스들은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입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들이 선택한 ‘편리미엄’! 올해 역시 간편한 가정식이나 청소대행 업계의 호황이 기대됩니다.

여러분의 경쟁자는 누구인가요? 회사 동료? 아니면 업계 유명인? 만약, ‘나 자신’이라고 답했다면 여러분은 2020년이 원하는 인재상에 가깝습니다. ‘업글인간’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보다는 나 자신과의 경쟁에서 한층 더 성숙해지길 원하는 사람들을 말하는데요. 이들의 성공 기준은 명문대나 대기업 입사가 아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매일 매일 무언가 새로운 활동에 도전하고, 이를 쟁취하는 과정을 통해 또 다른 자아를 확인하죠. 경쟁이 넘쳐나는 한국사회에 경종을 울릴 새로운 개념의 등장일까요? 이들을 위한 소비전략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